계엄 당일 '끄집어내라' 지시 받은 사실 첫 인정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문을 부수고 끄집어 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언했다. 다만 그 대상이 의원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 전 사령관은 20일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발로 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끄집어내라고 해서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 가서 4명이 1명씩 들고나오면 되지 않느냐'고 한 말도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가 부관이 알려줘서 기억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 대상이 의원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은 국회 청문회,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등에 출석하며 '의원을 끄집어 내라'는 질문을 받았는지를 줄곧 받아 왔다. 다만 이에 대해 명확한 본인의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계엄 사태 이후 약 반년 만에 이러한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 전 사령관은 "(공관 모임에서) 윤 대통령은 당시 정치 상황과 관련해서 어려움을 호소했고, '한동훈'이라는 이름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많이 취했고, 의기소침한 모습이었다"며 "'구중궁궐'이라는 단어를 썼던 기억이 나는데, '힘드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한 참석자에게 '왜이리 취하셨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별일이 아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전 사령관은 ""제 기억에 대통령이 굉장히 빨리 (술을) 마시고 취했고, 굉장히 늦게까지 (모임을) 했다"며 "몸이 정상적이지 않으니 불편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