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100명에 달하는 인천지역 20~30대 조직폭력사범 이른바 'MZ조폭'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성민)는 경찰과 협력해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28일 현재까지 인천지역 4대 폭력범죄단체의 신규 조직원 총 9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같은 기간 인천지역에서 활동 중인 폭력조직별로 ▲간석식구파 27명 ▲주안식구파 15명 ▲꼴망파(신포동식구파) 26명 ▲부평식구파 29명을 각각 기소했다.
간석식구파 행동대원급 조직원 등 3명과 부평식구파 간부급 조직원 등 2명은 지난해 12월 인천 연수구 한 식당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여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부평식구파 조직원 A씨는 지난 2022년 7월 조직 기강을 확립하겠다며 야구방망이 등으로 후배 조직원 2명의 엉덩이 부위를 때리는 속칭 '빠따' 폭행을 저지르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 다른 조직원을 가해자로 내세워 특수상해, 범인도피교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MZ조폭들은 일반 시민을 상대로 폭력과 사기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꼴망파 조직원 B씨 등 3명은 번화가 길거리에서 이유 없이 행인 3명에게 시비를 걸며 무차별 폭행하고 벽돌로 가격해 전치 2~3주의 상해를 가한 혐의(특수상해 등)로 기소됐다.
2023년 5~7월 주안식구파 조직원 C씨 등은 금전 관계에 있는 시민 2명을 상대로 차량을 파손하거나 주거지에 무단 침입하고 감금하는 등 집단 괴롭힘을 행사해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됐다.
또 부평식구파 D씨는 지난 2023년 4월부터 2개월간 일반시민인 피해자로부터 약정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변제받고도 추가 변제를 요구하면서 폭행·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공갈)로 기소됐다.
이밖에 조직적·반복적인 사기 범죄로 시민의 재산을 침해해 기소된 사례도 있다.
검찰은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로또 당첨번호 제공 사이트를 운영하며 피해자 5000여명으로부터 51억원 상당을 편취한 꼴망파 조직원 E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2023년 1~6월 부평식구파, 꼴망파, 주안식구파 조직원 5명이 연합해 중고차 매도인·매수인 양측을 상대로 각 매매 당사자인 것처럼 속여 중간에서 매매대금을 가로채는 '중고차 삼각사기' 수법으로 피해자 16명으로부터 4억80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가 사기 혐의로 전원 기소됐다.
간석식구파 조직원 F씨는 지난해 2월 가상자산을 싸게 판매하겠다고 피해자를 유인한 뒤 현금 10억원을 들고 도주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인천 폭력 범죄단체들은 지난 2011년 '길병원 장례식장 난투극' 사건 이후 규모가 약화됐다가 최근 MZ세대 신규 조직원을 대거 유입하면서 세력 재확장을 시도했다.
이들은 일정 지역의 유흥업소·도박장 등을 기반으로 불법 사업을 영위하던 과거 폭력조직과 달리 범죄 대상을 확대해 일반 시민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가상자산 사기 등 각종 비대면 경제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조직 계파에 구애받지 않고 범죄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하거나 조직원끼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범죄 정보를 활발하게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지에서 활동하던 과거 폭력조직원들과 달리 SNS에 단체사진을 공유하거나 조폭식 문신을 드러낸 채 번화가 등 일상 공간을 활보하고 큰소리로 허리를 굽혀 조폭식 인사를 하는 등 신분을 과시해 위화감을 조성하는 특징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역 내 폭력 범죄단체들의 가입·활동 행위를 집중 수사해 세력 확장을 저지했다"면서 "특히 시민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발생시킨 폭력조직원은 원칙적으로 구속하고 중형을 구형해 더욱 엄정하게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경찰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편안하고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